아빠가 큰 수술을 세 번이나 받았어요. 병원에서는 더 이상 술을 마시지면 위험하다고 했어요. 엄마가 속상해서 전화를 했어요. 아빠가 어제 저녁 술을 마셨다고. 처음으로 아빠에게 소리를 질렀어요. 이제 그만하고 싶어요.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어요. 

 

먼저 자매님을 위로하고 싶습니다. 삶의 무게가 느껴집니다. 아빠에게 소리를 질렀다는 사실에 마음이 무겁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빠도 아마 아실 거예요. 딸이 아빠를 사랑하니까 걱정돼서 그런 거라고. 

 

엄마가 딸에게 전화를 했다는 사실은 여러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조심스럽게 추측해봅니다. 엄마가 딸에게 도움을 요청한 한 것 같아요. 단지 아버지가 술을 마셨다는 사실을 정보로서 알려준 것과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말하는 건 차원이 다릅니다. 

 

어머니의 전화를 받고 곧바로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소리를 질렀다는 사실은 자매님이 어머니를 도와줬다는 의미가 있어요. 엄마가 아무리 말해도 소용 없으니까 딸이 나선 겁니다. 해결사 역할을 하신 거예요.  

 

아빠에게 소리를 지르고 나서, 자매님이 느끼는 감정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아빠가 술을 마셔서 실망스러워요.”. “아빠가 술을 마셔서 정말 화가 나요.”라고 말하지 않았어요. 자매님은 “이제 더 이상 못하겠어요. 버틸 수 없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자매님이 현재 상황의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는 뜻입니다. 

 

건강을 챙겨야 할 때에, 술을 마신 아버지가 계십니다. 딸에게 도움을 요청한 어머니가 계십니다. 자매님은 부모님을 돌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매님을 돌봐줄 사람이 없어 보여요. 외롭고 힘든 마음이 내게 전해집니다. 

 

아버지가 병원 안에서 세 번의 수술을 받으시는 동안, 자매님은 병원 밖에서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내셨을까요. 아버지는 아버지 대로, 자매님은 자매님 대로 힘든 시간을 보내신 거예요. 자매님은 어떻게든 아버지를 살려보고 싶으신 거예요. 그 안에는 진심 어린 사랑이 있습니다. 

 

조심스럽게 부탁드리겠습니다. 자매님도 자신도 살려주세요. 두 발로 걸어다닌다고 해서 멀쩡한 게 아니에요. 두 발에 모래 주머니, 어깨에 쌀 가마니 짊어지고 걸어다니면 온몸이 상해요. 무거운 짐을 내려 놓으셔야 합니다. 그래야, 살 수 있어요. 

 

자녀가 부모님를 책임지는 건 당연하지만, 지금 자매님에게는 다른 말을 하고 싶어요. 부모를 책임지지 마세요. 부모님을 예수님께 떠넘기세요. 모든 책임을 예수님께 떠넘기세요. 말처럼 되지 않을 거예요.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이를 악물고 해내야 합니다. 그래야, 조금이나마 자신을 되찾을 수 있어요. 

 

급류에 휩쓸린 사람을 구하려면, 물살 밖에 있어야 합니다. 앞뒤 생각 안하고 구해준다고 들어가면, 같이 물살에 휩싸입니다. 급한 마음에 소리라도 질러보지만, 소용 없습니다.  그러다 죽는다고 목이 쉬도록 소리를 질러도 급류에서 휩쓸린 사람은 혼자 나올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 살려달라고 외치세요. “우리 아빠 엄마 살려달라”고 목이 쉬도록 소리지르세요. 예수님이 “내 아들, 내 딸 내가 구하겠다”고 말씀 한 마디만 해주시면, 자매님 자리로 돌아갈 수 있어요. 딸의 자리로 돌아가세요. 자매님의 부모님, 하나님이 책임지십니다. 

 

자식된 도리를 하지 말라는 게 아니에요. 최선을 다해 부모님을 돌봐주세요. 하지만, 지금과 같은 방식은 아닙니다. 자매님을 먼저 돌봐주세요. 주님께 넘치는 사랑을 받으세요. 기도 시간 만이라도 모든 책임을 주님께 떠넘기세요. 그래야, 부모님을 오랫동안 돌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