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표현하지못하는

남자를 만났어요.

 

사랑하는 마음을

가족에게 전할 수 없었죠. 

 

표현할 수 없었어요.

무슨 마법에라도 걸린 사람처럼.   

 

말 안 해도 알겠지.

내 마음 알 거야.

 

그는 그렇게 믿고 있었죠.

나는 안타까웠어요.

 

그의 가족들은

그를 오해하고 있었거든요.

 

상처 주는 남편.

상처 주는 아빠.

 

가족이 말하는

그의 모습이었어요.

 

그와 마주하고 하고

난 알게 되었죠.

 

그의 얼굴 속 해맑은 소년이

숨바꼭질을 하고 있었어요.

 

소년이 대신 말해주더군요.

그의 진심을 말입니다.

 

그의 진심을 조심히 받아들어

가족들 두 손에 전해주고 싶었어요.

 

아내의 눈물이 멈출 테니까.

가족의 눈물이 멈출 테니까.

 

당신은 알고 있나요?

 

그가 어릴 때 아무도 그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는 사실을.

 

그가 혼자서 슬픔을 삭이며

긴긴밤 눈물로 지새웠던 나날을.

 

그는 표현하는 방식을

잃어버렸어요.

 

슬픔이 슬픔인지

절망이 절망인지

억울이 억울인지

모르고 살았죠.   

 

그 남자가

내 앞에 앉아 있어요.

 

나는 그에게서

내 모습을 봅니다.

 

내가 새로 배운 언어,

당신에게 전해주고 싶어요.

 

A, B, C.

가, 나, 다.

 

처음에는 어려워요.

그래도, 우리 포기하지 말아요.

 

당신과 내가 힘을 합치면

우리 가족이 행복해질 수 있으니까.

 

당신은 아직 서투를 뿐이에요.

시간이 필요해요.

 

내가 당신의 가족에게 부탁할게요.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고.

 

[엄마를 지켜줄 거예요]

 

엄마를 위해 살아가는

청년이 있었어요.

 

그의 엄마는 약하고

슬프고 외로운 사람이었어요.

 

아빠가 술을 먹고 들어와

집안 살림을 때려 부수는 날이면,

 

엄마는 뒤돌아 누워

하염없이 울었지요.

 

그는 생각했어요.

엄마를 지켜주겠노라고.

 

엄마는 아들에게

걱정을 털어놓았어요.

 

아들은 말없이

엄마의 걱정을 들어줬어요.

 

듬직한 아들이다.

아들이 있어 살아간다.

 

엄마는 그런 아들이 고마웠어요.

아들 덕분에 포기하지 않았죠.

 

하지만, 아들은

조용히 무너져 내리고 있었어요.

 

대가를 치러야 했어요.

언제나 외로웠어요.

 

채워지지 않았어요.

뻥 뚫린 가슴을 메울 수 없었죠.

 

용기 내어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무례하다면 용서해주세요.

 

이야기 잘 들어주는 자녀는

부모에게 축복이 아니에요.

 

그 아이는 언젠가 홀로

혹독한 대가를 지불해야 해요.

 

부모 대신 무거운 짐을 지고

숨조차 수 없는 자녀들을 나는 만납니다.

 

상처투성이 자녀가

부모를 원망하지 않아요.

 

얼굴을 가리고

엎드려 엉엉 울어요.

 

아빠가 불쌍하다며.

엄마가 불쌍하다며.

 

이제 당신 차례가 왔어요.

 

기운 내 일어나

자녀의 눈물을 닦아주세요.

 

당신의 그 무거운 짐은

주님께서 들어주실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