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지 않은 일이 벌어지면

무심코 말해 버립니다.

 

내가 항상 이렇지 뭐.

언제나 그랬어.

 

실수를 일반화해버리면

인생에 꼬리표가 붙습니다.

 

실패한 인생.

 

그렇게 성급하게 결론 내리고 나면

무엇이 남을까요.

 

질문 하나 해보겠습니다.

 

증거 있나요?

당신이 실패했다는 증거 말입니다.

 

아마 당신은 당황해서

같은 말을 반복할 겁니다.

 

실패했으니까 실패한 거지,

무슨 증거가 필요해?

 

아니에요.

조금 더 생각해보세요.

 

당신이 실패했다고 말하기에는

구체적인 증거가 모자랍니다.

 

감정이 앞서고 있어요.

 

감정에 근거해서

실패했다고 말하는 겁니다.

 

감정은 증거가 아니죠.

 

증거를 가져오세요.

명확하고 구체적인 증거 말입니다.

 

증거가 충분하면

내가 결론 내려드릴게요.

 

당신은 실패했다고.

 

아쉽게도 나는 증거가 충분한 사람을

한 번도 만나 본 적이 없어요.

 

한 사람이 기억납니다.

그녀는 말했어요.

 

나는 나쁜 엄마입니다.

내 딸이 나처럼 살면 안 돼요.

 

아, 그렇군요.

당신이 나쁜 엄마라는 거죠?

증거 있나요?

 

네?

 

증거 있냐고요?

 

증거라니요?

 

증거가 있어야죠.

결론을 내린 근거 말입니다.

 

없어요.

 

그래요?

 

하지만, 난 알아요.

내가 나쁜 엄마라는 걸.

 

나는 모르겠는데요.

증거를 제시해주세요.

 

침묵.

 

성급하게 결론 내리면

당신은 파괴됩니다.

 

판단을 미루세요.

성급할 필요 전혀 없습니다.

 

정 불안하면 증거를 모아

그분에게 가져가세요.

 

그분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말없이 당신을 안아줍니다.

 

토닥토닥.

 

수신호와 함께

따뜻한 바람이 붑니다.

 

당신이 가져온 증거 뭉치는

바람에 날려 사라집니다.

 

바람에 몸을 실은 당신은

깃털처럼 가볍게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성급해서 좋을 것은 딱 하나,

그분을 찾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