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언제나
변함없으신 분 맞죠?
어제나
오늘이나
내일이나.
나는 왜 매일
다르게 느껴지나요.
하나님.
부르면 좋은데.
하나님 아버지.
부르면 화나요.
하나님께 미안하고
아버지께 미안해요.
나 잘 믿고 있나.
나 상처 있나.
나 왜 이럴까요.
뭐가 잘못된 건가요.
나도 그래요.
당신만 그런 거 아니에요.
나는요, 바보같이
하나님께 도와달라는
말을 못해요.
도와달라 말하고 싶은데
자꾸 자책이 돼요.
너 최선 다했니.
죽도록 노력했니.
처음에는 이유를 몰랐죠.
나 왜 이럴까.
결국 알게 되었죠.
나는 아버지에게도 도와달라는
말을 못했어요.
내 부모님 많이 힘드셨거든요.
내가 도와달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어릴 때는 장난감 사달라고
때도 쓰고 그랬겠죠.
철들고 나서는
뭐 사고 싶은 게 있어도
말을 못 했어요.
철이 일찍 들었나.
학교에서 돈 내라는 게 있어도
말을 못 했어요.
부모님을 도와드리지 못할망정
도와달라니요.
스스로 해결했어요.
부모님은 힘드시니까요.
걱정 말라고.
나 할 수 있다고.
항상 말했지요.
뉘 집 자식인데 그렇게 잘 컸냐.
부모님 어떤 분이냐.
가끔 그런 말 들으면 좋았어요.
효도하는 기분이었죠.
아버지는 아버지고
하나님은 하나님이지
서로 무슨 상관?
그러게요.
나도 상관없으면 좋겠는데
난 왜 이럴까요.
아직도 하나님께
도와달라는 말을 하기 힘들어요.
하나님,
저 사람 도와주세요.
기도 잘 해요.
말이 술술 나와요.
하나님,
나 도와주세요.
기도 못 해요.
말이 턱턱 막혀요.
도와달라는 말은 안 나오고
눈물만 흘러요.
언젠가 내 문제가 해결되면
당신에게도 알려줄게요.
아, 됐고요.
그나저나 힘들지 않아요?
하나님께 도와달라는 말을
안 하고 어떻게 사나요?
나 안 힘들어요.
내 마음은 전해요.
나 그렇다고.
그냥 그렇다고.
하나님도 아실 거예요.
내가 얼마나 답답한지.
도와달라는 말 못한다고
안 도와주시는 거 아니에요.
다 도와주셨어요.
말 못하고 바보처럼 우니까
불쌍하지 않을까요.
생각해보니까 사람한테도 그래요.
도와달라는 말을 못했어요.
목회하는 내내 그랬죠.
목사가 혼자 사역 못하잖아요.
도와달라는 말을
얼마나 많이 해야 되는데요.
도와달라는 말 한 마디 못해서
종이 자르고 풀칠하고 붙이고
혼자 다 했어요.
나중에는 사람들이 알아요.
와, 이 사람은 도와달라고
말을 못하는 사람이구나.
내 마음 알아주고
도와주는 사람들이 생겨났어요.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 나요.
나 같은 사람을 데리고
사역해준 사람들.
정말 고맙죠.
나 못난 거 사람들도
알고 도와줬어요.
하나님이 모르실까요.
그럴 리 없죠.
당신 힘들다고 말했는데
나 못난 거 말해서 미안해요.
하나님이 그 마음 아신다고.
아실 거라고 말하고 싶었어요.
하나님. 하나님 아버지.
같은 하나님이길 바라요.
함께 기도할게요.
당신을 도와달라는 말은
편하게 할 수 있으니까.